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Global Mobility Program)’을 아시나요? 해외 각지에서 모인 글로벌 스태프들이 본사 기업 문화를 경험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인데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세 명의 글로벌 포인터인을 만나 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함께 전통주 만들기 체험을 하며 유쾌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낸 모니카(Monica), 렉스(Rex), 그리고 미카미(Mikami)! 그들의 좌충우돌 한국 문화 적응기, 함께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니카: 네, 안녕하세요.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무역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니카입니다. 바이오&케미컬그룹에서 일하고 있어요. 2017년부터 근무했으니 햇수로 7년 차네요. 한국에는 두 번째 방문이랍니다.
렉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타이페이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렉스입니다. 2010년부터 근무했으니 벌써 13년 차네요. 화학사업부에서 시작했고 현재는 철강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미카미: 일본에서 온 미카미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오기 전 포스코재팬(POSCO JAPAN)에서 근무했어요. 포스코재팬엔 2017년에 입사했고, 작년 초 포스코인터내셔널 일본무역법인 오사카지점으로 옮겼죠. 렉스와 같은 철강본부 소속입니다.
Q.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지원했나요?
모니카: 작년쯤 법인 인사담당 차장님이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며 지원자 명단에 제 이름을 넣어도 되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흔쾌히 좋다고 했죠. 본사 분위기나 직원분들에 대해 알 수 있고, 제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렉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큰 기업이고 해외 여러 곳에 지사를 갖고 있어요. 따라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죠. 작년에 철강본부로 옮긴 후 같은 부서 소속 본사 직원분들을 직접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원했습니다.
미카미: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포스코재팬 소속이었어요. 작년 초 포스코재팬이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철강 판매 업무를 넘기며 제 소속도 바뀌게 됐고, 업무적인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죠. 본사 직원분들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파악하고 인맥을 넓히면 좋을 거 같아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한국에서 겪었던 일 중 흥미로웠던 일, 혹은 적응이 어려웠던 일을 꼽자면?
모니카: 본사에 출근한 첫날, 제 소개를 하며 악수를 청했는데 본사 직원분께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서로 다른 제스처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허둥거렸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당황스럽긴 했지만 유쾌한 순간이었어요.
렉스: 한국에서 원활히 생활하기 위해선 외국인 등록증이 꼭 필요해요.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신분증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특히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체재비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 계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그 발급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로워요. 처음에 그 절차를 거치는 게 조금 힘들었던 거 같아요.
미카미: 술 먹는 문화가 다른 게 흥미로웠어요. 일본의 경우 각자 속도로 알아서 마시는 분위기라면, 한국은 누가 먹을 때 ‘짠~’하고 건배하며 따라 먹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뭐든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문화가 술자리에도 드러나는 거 같아 재밌었어요.
Q.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요?
모니카: 갈비탕을 제일 좋아해요. 따뜻한 국물을 호로록 마실 때 느낌이 좋고, 먹고 나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인도네시아에 ‘소토 아얌(Soto Ayam)’이라는 닭 고기 국물요리가 있는데 갈비탕과 비슷해요. 이 점도 갈비탕을 좋아하는 이유인 거 같아요.
렉스: 삼겹살이요! 맛과 향이 정말 좋거든요. 연탄 구이 삼겹살을 먹으러 간 적이 있는데, 고기에 밴 불 향이 정말 좋더라고요. 여러 주류와 잘 어울린 다는 것도 삼겹살의 매력이고요. 제가 먹어본 음식 중에서 동파육과 삼겹살이 꽤 비슷한 것 같았어요.
미카미: 한국 스타일 치킨을 좋아해요. 워낙 여러 가지 맛이 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게 장점이죠. 일본에도 ‘가라아게(から揚げ)’라는 닭 요리가 있지만 한국 치킨만큼 종류가 다양하진 않아요. 또 가라아게는 부위를 지정해 먹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선 한 마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죠. 맥주, 소맥 등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것도 치킨의 매력이고요.
Q. 도저히 먹기 꺼려지는 음식도 있나요?
모니카: 홍어를 먹으러 간 적이 있어요. 한 본사 직원분께서 한국에 왔으면 홍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냄새가 정말 고약했어요. 한국 사람 중에도 못 먹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저 역시 지금 다시 먹으라고 해도 못 먹을 거 같아요.
렉스: 저 역시 홍어가 떠올라요. 한국에서 먹어본 건 아니고, 대만에 있는 한국 식당에 한국인 동료와 함께 방문했을 때 먹어볼 기회가 있었죠. 냄새 때문에 도저히 씹기 어려워 그냥 삼켜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미카미: 저는 번데기가 떠올라요. 고소하니 맛있다고는 들었는데 아무래도 생김새 때문에 먹기 꺼려지더라고요.
Q.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나요?
모니카: 혼자 식당에 가는 경우 언어장벽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한 번은 광장시장에 방문해 유명 맛집 앞에 줄 서 있었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북적거려 번역 앱을 사용할 여유도 없었죠. 급한 마음에 원하는 걸 얘기했는데 잘 못 알아들으셔서 난감했어요.
렉스: 키오스크가 마련된 커피숍이나 음식점이 많아 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어요. 불가피하게 소통이 필요할 땐 번역 앱을 사용하죠. 이 밖에 한국어 공부를 할 때도 앱을 사용하는데요. 재밌는 예는 회사 화장실에 붙어있는 명언이에요. 화장실에 명언이 붙어있다는 게 흥미롭기도 하고, 한국어 공부를 할 기회라는 생각도 들어 앱을 사용해 의미를 알아보곤 해요.
미카미: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아내도 한국 사람이라 사실상 한국어가 꽤 편한 편이에요. 덕분에 언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네요.
Q. 한국어를 공부해 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이었나요?
모니카: 인도네시아 사무실에서 두 달 정도 한국어 강의를 제공해 줬던 적이 있어요. 코로나로 지속되진 못했지만 당시에 기본적인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죠. 지금까지 배웠다면 한국어에 더 익숙해졌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한국어 공부를 할 때는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를 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아무래도 재미가 더해져야 공부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렉스: 대만 사무실에서도 한국어 강의를 제공해 주셔서 종종 듣곤 하지만, 아직까지 집중적으로 공부해 보진 못했어요. 본사 직원 모두 영어를 잘 하시고 중국어에 능통하신 분도 많아 한국어를 못해도 업무적으로 크게 어려움이 없거든요. 하지만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언어 습득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어 공부를 위해선 저도 책보단 한국어를 쉽게 설명한 영상을 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책만 보고 공부하면 스스로 파악한 발음이 정확한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미카미: 한국에 유학을 오기 전 한국어 과외 수업을 받았어요. 선생님이 부산 분이셨는데, 그래서 표준어를 더 정확하게 익힐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표준어 발음에 대한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짚어 주셨거든요. 처음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 기초를 섬세하게 다질 수 있었던 게 이후 한국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답니다.
Q. 이번 한국 방문 중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 가본 적이 있나요?
모니카: 렉스와 함께 송도 맥주축제에 다녀왔어요. 맥주도 실컷 먹고 좋은 음악도 많이 들었죠. 밤엔 불꽃놀이도 있었는데 정말 멋졌어요.
렉스: 축제도 좋았고 함께 진행된 콘서트도 좋았어요. 시스타 효린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자리와 무대 사이 거리가 멀어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요.
미카미: 최근 성시경 콘서트에 갔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 가수인데 실제로 보고 노래도 들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10년 전 유학 왔을 때 한국어 공부 겸 성시경 씨가 진행한 라디오를 들었던 기억도 있어서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Q. 이번 프로그램이 개인적 혹은 업무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모니카: 개인적인 성장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엔 가족과 오래 떨어져 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많은 걸 혼자 해결하는 상황에 닥쳐 보니, 늘 곁을 지켜주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지더라고요. 업무적인 성장으론 본사 직원들과 앞으로 보다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늘 함께 일해왔지만 직접 만나보니 소통의 질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번 경험을 기반으로 보다 끈끈한 협업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거 같아요.
렉스: 저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인 거 같아요. 한편으론 늘 붙어있던 가족과 떨어져 개인의 경험에 집중할 수 있던 기회이기도 했고요. 업무적인 성장으로는 본사 직원분들의 고충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본사의 경우 각 해외 지사와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차로 인해 애로사항을 겪을 때가 많아요.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면 효율적으로 협력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오랜 시간 몸담으며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을 포함해 여러 경험을 했는데, 이런 경험은 결국 저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 직원에게 조언을 줄 때도 좋은 자산이 되더라고요.
미카미: 언어 습득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것이 개인적인 성과인 거 같아요. 일본 사무실엔 일본어와 한국어를 잘하는 직원은 많지만 영어나 다른 언어에 능통한 분은 별로 없거든요. 본사 직원분들 중에는 언어 능력자가 정말 많더라고요. 좋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업무적 성과로는 본사의 움직임과 업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이를 지사에 잘 전파하면 본사와 보다 원활히 협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Q. 앞으로 한국에 방문할 글로벌 스태프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모니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오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렉스: 외국인 등록 관련 준비를 잘 하고 오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앞서 언급했지만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야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원활하게 생활할 수 있거든요. 미리 웹사이트에서 방문 예약 등 외국인 등록을 위한 절차를 확인하고, 한국에 도착했을 때 최대한 빨리 출입국 사무소에서 등록증을 받으면 좋을 거 같아요.
미카미: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회식 문화가 발달해 있어서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한국 분 앞에서 술 잘 먹는다고 말하는 건 지양하는 게 좋겠다고도 덧붙이고 싶네요.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이런 성과 뒤에는 열정 가득한 글로벌 스태프들이 있었습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포인터라는 이름으로 하나 된 우리 글로벌 스태프들! 한국에서 행복한 경험, 기분 좋은 추억만 가득 안고 돌아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