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를 만나다’는 동료들과 다양한 취미 활동을 공유하며 팀워크를 높여가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콘텐츠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 근처 하천을 산책하다 보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패셔너블한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줄지어 함께 뛰는 사람들. 바로 러너들이다. ‘젊음이란 바로 이런 거야’ 온 몸으로 발산하는 러너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 반, 언젠가는 나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함께 뛴다는 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상상과 함께.
이러한 상상을 드디어 현실로 꺼내 보았다. 바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동호회 ‘추노‘의 정기 모임에 함께한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 사옥 앞에 위치한 센트럴파크에 도착하니 러닝 복장을 갖춘 윤치원 동호회 회장, 이원태 과장, 전주신 사원을 비롯한 추노 회원들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잠깐 서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유난히 뜨거웠던 날씨임에도 러닝에 진심인 그들은 지친 기색 없이 달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러닝 동호회 이름인 추노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Q. ‘추노’란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러닝에 진심이시구나 생각했는데요.😄 회장님의 아이디어였나요?
윤치원 회장 : 네, 저희 러닝 동호회 이름인 ‘추노’는 쫓을 추(追), 길 노(路) 자로 길을 쫓아 달리는 사람들이란 의미입니다. 2010년에 드라마 <추노>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요. 노비들이 사력을 다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추노> 주인공들처럼 원 없이 열심히 달려보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오늘 하루 원 없이 달려보기에 앞서 준비 운동에 들어간다. 목, 팔과 어깨, 다리를 풀면서 평소 굳어 있던 근육의 긴장을 덜어낸다. 스트레칭으로 한결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우리는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4km 거리의 센트럴파크를 절반 정도 돌고 나니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이 순간 함께 땀을 흘리는 추노 회원들은 많은 운동 중에 왜 달리기를 선택한 걸까?
Q. 많은 운동 중에서 러닝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주신 사원 : 사실 저는 러닝을 굉장히 싫어했어요. 못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도쿄올림픽 때 육상 경기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선수들 몸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았고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러닝으로 극복하면서 러닝을 좋아하게 됐어요.
이원태 과장 : 저는 2017년부터 러닝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어요. 게다가 과거 사내에 사이클 동호회에 참여했을 때 혼자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운동했을 때 굉장히 좋았거든요. 그래서 무언가를 함께 하고 싶던 상황에서 사내에 러닝 동호회가 생겨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러닝, 그 이상의 경험이 기대돼요.
러닝 동호회 추노는 이제 3개월을 넘긴 신생 동호회이다. 영하 10도의 추위속에서도 마라톤에 참가할 정도로 러닝에 빠져있던 윤치원 회장은 추노를 창단해 회원들의 슬기롭고 즐거운 러닝 생활을 돕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을 정기 ‘러닝 데이’로 정해 퇴근 이후에 함께 운동하고, 활동 포인트 제도를 만들어 참가할 때마다 포인트를 부여해 러닝화 구입도 지원한다. 한번 발을 들이면 러닝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말이다.
Q.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소설을 쓰면서 매일 달리는 러닝 마니아인데요. 러닝에 푹 빠져들게 되는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원태 과장 : 러닝은 ‘달리는 명상’이라고 생각해요. 일상의 번뇌와 기억들이 러닝을 하면서 분해되고 조립되면서 그 무게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어요. 커다란 고민도 러닝을 30분 이상 하고 나면 사소해지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경험을 해요. 걷기와 자전거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체력을 극한으로 내모는 러닝이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전주신 사원 : 달리기를 하면 머리가 집중되고 정신이 맑아지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실제로, 달리기를 하면서 저 자신과 대화하는 순간, 심리적인 해방감을 경험하곤 하죠. 달리기를 마친 후에는 자긍심과 성취감이 밀려오면서, 뭔가 큰 일을 해낸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경험들이 매번 달리기를 할 때마다 큰 보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센트럴파크 한 바퀴를 다 돌고 나니 어느새 몸이 달리기에 익숙해지면서 거친 호흡도 그안에서 규칙을 찾아간다. 동호회 회원들의 보폭과 다리 움직임도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듯이 일사분란 하다. 각자의 몸으로 달리지만 어느새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Q. 추노 회원들이 모여서 함께 달리면 혼자 달릴 때보다 어떤 점이 좋은가요?
윤치원 회장 : 회사에서 러닝 복장을 갖추고 뛰려면 약간 민망한 게 있어요.😅 직장에서 입는 옷이 아닌 짧은 반바지나 화려한 색상의 운동복을 입기 때문이죠. 그런데 혼자가 아니고 적어도 추노 회원 3~4명이 모여서 움직이면 회사 분들을 마주쳐도 당당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원태 과장 : 아무래도 혼자 러닝을 하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힘든 면이 많거든요. 오늘 5km를 뛰는 목표를 세웠는데 힘들어서 절반으로 줄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같이 뛰게 되면 목표를 계속 추진해서 완수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고요. 그리고 내가 힘들 때 옆 사람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러너라면 서로 비슷하다는 동질감도 생기고 위안을 얻습니다. 그렇게 함께 뛰다보면 러너스 하이도 경험할 수 있죠.
이원태 과장이 말한 러너스 하이란 30분 이상 달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경쾌한 느낌이 드는 현상이다. 러닝 초보자인 나는 ‘러너스 하이가 과연 존재할까?’ 의문이 들었다. 러닝을 꾸준히 해온 추노 회원들은 나와는 다를까?
Q. 러너스 하이를 실제로 느껴보셨나요? 정말 ‘하늘을 나는 것 같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나요?
이원태 과장 : 러너스 하이를 매번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장거리 러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10km를 기준으로 첫 2-3km 구간은 그 고통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한 것에 대한 후회가 들고요. 4-7km 구간은 세로토닌 호르몬 활성화로 소소한 황홀감과 기쁨을 느낍니다. 마지막 8-10km는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근성으로 달리게 됩니다. 만약에 러너스 하이 구간이 없다면 장거리 도전에 엄두를 못 냈을 것 같아요.
전주신 사원 : 저는 후회가 많은 하루일수록 장거리를 달리는 편인데 스트레스나 걱정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마음을 가라 앉히고 평화로운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실제로 운동 중에는 혈류가 증가하고 심박수가 상승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얻게 되는데 하늘을 나는 것 같은 행복감은 아니지만 달리고 나면 분명히 신체적으로 기운이 납니다.
Q. 그럼, 러너스 하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달려야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달려야 다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나요?
이원태 과장 : 먼저 호흡법이 중요한데요. 저속으로 달리면서 최대한 입을 쓰지 않고 코로만 호흡 가능한 속도로 달리는 걸 습관화하고 차츰 속도와 거리를 늘려 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준비운동과 쿨 다운인데요. 스트레칭으로 하체 근육을 충분히 풀고, 런닝을 마친 후에도 요가동작을 응용한 쿨 다운이 필요합니다.
전주신 사원 : 저는 달릴 때 앞사람의 정수리를 보려고 해요. 달리기 할 때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90도 정도로 유지하고 최대한 상체를 펴고 어깨를 이렇게 이완시켜주는 게 중요한데, 의식적으로 앞사람의 정수리를 바라보고 뛰면 자연스럽게 조절이 되는 것 같아요.
윤치원 회장 : 전문적인 스킬을 알려드리자면, 사람마다 발 모양도 다르고 뛸 때 착지하는 부분도 달라요. 착지에 대해 말씀드리면 발 뒷꿈치로 착지하는 힐스트라이크가 있고 발 중앙으로 뛰는 미드풋이 있고 앞발로 딛는 포어풋이 있습니다. 최근의 트렌드는 미드풋으로 발 중앙으로 착지해서 전체적으로 충격을 분산시키는 방법이에요.
러닝 동호회 추노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센트럴파크를 조금 더 돌고 나니 난생 처음으로 5km 러닝에 성공했다. 뛰기 전에는 과연 5km 러닝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목표에 도달하고 나니 말로 설명하기 힘든 뿌듯함이 밀려왔다. 다른 운동보다 그 성취감이 더욱 진하게 몰려오는 이유는 오롯이 나의 힘으로 몸을 움직여 고통을 이겨내고 목표를 이루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Q. 작지만 완주했다는 기쁨이 정말 큰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나요?
이원태 과장 : 러닝을 시작한 지 7년 만인 올해 3월에 처음으로 풀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어요. 첫 20km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잘 뛰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마라톤 별거 아니네’ 라는 생각을 했는데 20km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고 마음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낙오자는 되기 싫어서 천천히 달리며 완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윤치원 회장 : 저는 올해 ‘평창 대관령 알몸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러너로서 성취감을 느꼈어요. 겨울철 마라톤 비수기에 강원도 평창에서 남자는 웃통을 벗고 반바지나 타이즈를 입고 뛰는 대회인데요. 직접 참여해보니 극기 차원에서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이 참여하셨는데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다음 겨울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정신없이 달렸던 첫 러닝 후 가뿐 숨을 정리하며 주변 회원들을 바라보니 저마다의 패션이 존재했다. ‘러닝의 완성은 패션이다’라는 말도 들었던 만큼 놓칠 수 없었기에 각자의 개성과 노하우를 들어 보기로 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윤치원 회장 : 일단 저희 동호회의 실력자 하유진 과장님을 이기는 게 1차 목표이고요.😊 2차 목표는 러닝의 1차 장벽으로 불리는 10km를 50분 이내로 들어오는 것 그리고 부상 없이 꾸준히 러닝하는 게 목표입니다. 아! 그리고 동호회 차원에서 8.15 광복런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원태 과장 : 저의 첫 번째 목표는 풀 마라톤을 4시간 이내로 뛰는 거고요. 두 번째는 한국을 넘어서서 세계 6대 마라톤에 참가해 완주하는 것입니다. 몸을 건강하게 관리해서 지속 가능한 러닝을 하고 싶습니다.
전주신 사원 : 저는 아직 풀 마라톤을 안 뛰어봐서 내년 3월에 서울 마라톤 참가를 계획하고 있고요. 기록에 상관없이 완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가 예전에 몸무게가 90kg까지 나갔다가 군대에서 달리기로 72kg까지 뺐거든요.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동기들과 함께 같이 달리고 싶습니다.
며칠 후, 윤치원 회장이 인터뷰 말미에 말했던 8.15 광복런1 참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에 담긴 추노 회원들의 환한 미소를 보니 그 기쁨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 전주신 사원은 젊은 피답게 1,434명 중에서 49위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추노의 위상을 높였고, 김영남 과장은 첫 대회 출전임에도 여자부 458명 중에서 88위라는 깜짝 기록을 달성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정영훈 반장과 하유진 과장은 대회에 참석하고 해외 출장을 위해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는 초특급 갓생을 보여주었는데 러닝에 대한 그들의 대단한 열정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렇듯 동호회 활동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도전하고 성취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추노!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가치를 느끼고 싶다면 지금, 운동화 끈을 다시 조여 매고 달려보면 어떨까?
- 8.15 광복런은 광복절을 기념해 대회 참가비로 독립영웅 후손을 돕는 뜻 깊은 대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