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7일. 바로 드라마 <미생>이 첫 방영된 지 8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회사는 2014년 방영 당시 드라마 속 ‘원 인터내셔널’의 배경으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방영된 채널로는 드물게 최고시청률 10%를 뛰어넘으며 20부작으로 만들어져 성황리에 완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들이 회자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회사의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어가는 업무를 담당하는 여섯 분의 직원들에게 물었습니다. 우리의 다음 드라마 혹은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송은채
대학생 때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요. 아무래도 같은 여성이다 보니 안영이 캐릭터에 가장 이입했어요. 그런데 결국 가장 인상에 남은 건 장백기인 것 같아요. 장백기는 낙하산으로 입사한 장그래를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함께 험난한 회사 생활을 거치면서 동료로서 장그래를 받아들이며 “그래도,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했을 때가 인상적이었어요. 그 전에 어떠한 인생을 걸어왔든,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일종의 동지애나 전우애가 생긴다는 점을 요즘 느끼고 있거든요.
소히바
저는 여러 번 본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안영이와 선차장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닮고 싶은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어요. 두 캐릭터 다 똑똑하고 업무처리도 매우 깔끔하고 능력과 인간적인 매력도 있더라구요. 이 질문을 사전에 받고는 요즘의 저에게는 선차장 캐릭터가 더 와닿았어요. 아무래도 제 상황과 같이 선차장은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를 모두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서 책임감이 느껴졌거든요. 뿐만 아니라 후배들까지 챙기기까지 하는 모습이 정말 한 여성으로서 멋지더라구요.
서은정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 한석율 대리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대사인데요. PT 면접에서 실수를 했던 한석율은 이 말을 통해 다시 자신감을 되찾습니다. 저 역시 해외 투자 사업장에서 발생하거나 예측되는 ESG 리스크를 분석하여 대응하고, 개선 방안을 수립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과 실무를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거든요. 현장에 내재된 리스크와 기회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을 바르게 읽어내고자 할 때 떠올리기 좋은 대사였어요.
최요한
변요한 배우가 연기했던 한석율 캐릭터가 인상깊었습니다. 우선 저와 이름이 같은 배우가 맡은 역할이라 더 애정이 가더라구요(웃음) 뿐만 아니라 극중에서 친화력 있고 세상사 모든 일에 관심이 많은 데다가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신사업개발은 하나의 아이템이 아니라 회사가 전략적으로 사업화를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일이기에 비즈니스 센싱에서부터 업체 개발, 사업 검토, 전략 수립 과정이 계속 반복되거든요. 한석율 같은 캐릭터가 신사업추진반에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제가 닮아 나가고 싶기도 했고요.
전창혁
비중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오상식 과장의 그만둔 선배가 기억에 남습니다. 드라마 중 가장 가슴에 새기고 싶은 대사인 “애는 쓰지만 자연스럽고, 열정적이지만 무리가 없다”라는 말을 이끌어준 캐릭터이거든요. 성취를 위해 몸과 마음을 쓰지만 목적성을 잃지 않고, 열정적이지만 무리 없이 꾸준함으로 프로젝트를 이뤄내리라’ 라는 다짐을 당시에 굳게 했거든요.
김수빈
저는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없으므로 패스하겠습니다 (웃음)
최요한
드라마가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했기에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종합상사 모델에 가깝지 않나 생각됩니다. 드라마 상의 딱딱하고 엄격한 위계질서나 조직문화보다 좀 더 자유롭고 젋어진 것이 사실이죠.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당시 종합상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고했기에 변화보단 현상유지가 중요해 보였다면, 현재는 대내외 산업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어가고 있잖아요. 우리회사도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과 기회를 발견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어요.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던 ‘Change Before You Have To’ 문구가 우리에게 이제는 조금 더 와닿는 현실 속 대사 같습니다.
소히바
방영 당시에는 제가 우리 회사를 다니지 않았지만 과거에 비해 우리회사는 여러 면에서 훨씬 유연해졌다고 생각해요. 복장 자율화, 워라밸, 복지 측면에서 특히 당시 드라마와는 차이가 많이 느껴져요.
김수빈
회사가 포스코그룹의 계열사가 된 것이 가장 큰 변화 아닐까요. 회사명 앞에 ‘포스코’가 붙어서 철강 이미지가 좀 더 강해진 느낌입니다. 철강본부 구성원으로서는 철강 취급량이 늘고, 그룹사 간에 협업도 많이 늘어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서은정
8년 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회사의 단순한 기부활동으로 여겨지고는 했어요. 하지만 이제 ESG가 기업의 경영과 자본시장의 흐름을 좌우할만큼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ESG 이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투자자 자산배분 과정의 필수 고려요소로 대두되었다고 느껴요.
송은채
저 또한 김 사원님 의견처럼 포스코그룹사가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느껴요. 당시 근무했던 선배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엇보다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다양한 곳에 거점오피스가 생기면서 근무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고, 복장도 자율화되는 등 점점 더 유연해지는 형태로요.
전창혁
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종합사업으로 바뀐 것이 큰 변화 아닐까요. 이제 철강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식량,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개발과 투자를 하고 있죠. 특히 에너지 합병이 완료되면 다양한 밸류체인에서 에너지사업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기에 기대가 됩니다.
전창혁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을 하고 오신 분들이 많기에 외국에서의 사업, 문화 관련 이야기를 만화로 제작해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읽을 수 있도록 배포하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해요.
서은정
우리 회사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비즈니스 상황들을 에피소드로 만들어 교육용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면 어떨까요. 글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종합사업회사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이 어떤 의사결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게임을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하여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히바
미생은 인생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워낙 인기가 많았잖아요. <미생 8년 후>라는 타이틀로 변화한 캐릭터들과 회사의 모습을 보여주면 당시 드라마 애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것 같습니다. 그게 드라마이든 웹툰이나 단편영화 형식이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해요.
김수빈
드라마 <미생>은 철강 산업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외 화학이나 에너지, 식량 등 다양한 사업을 배경으로 하는 사업부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한다면, 종합사업회사라는 우리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짧은 영상을 많이 보는 추세이니 꼭 드라마가 아니어도 짧은 영상캠페인이나 영상광고, 유튜브 숏츠 등을 함께 제작하면 호응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해요.
최요한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담기에는 이제 대하드라마로도 부족할 거예요. 55년 동안 사업을 키워오면서 대한민국의 수출을 담당했던 첨병에서, 미래를 향해 변화하고 있는 종합사업회사까지의 그 오랜 역사를 다 담기에는 말이죠. 여기에 국내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이끌어온 선, 후배님들의 이야기까지 곁들이려면 대하드라마 정도의 규모가 맞는 것 같습니다.
송은채
요즘은 숏폼과 같은 짧은 컨텐츠가 대중적이라고 해요. 인스타그램 만화 형식이나 유튜브채널 숏박스처럼 3분 정도의 짧은 유튜브 컨텐츠도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회사만의 다이나믹하면서 각자 웃픈(?) 요소들을 담되, 애써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를 보여주는 콘텐츠라면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 생각해요.
김수빈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일까요. 회사생활만 그대로 담기면 다큐가 되니까 재미를 위해 허구적인 요소를 조금 추가하면 페이크 다큐가 맞을 것 같습니다.
소히바
음.. 어드벤처물? (웃음) 다양한 리스크와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잘 해쳐나가고 있기에 보람있고 즐거운 모험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니까요.
서은정
일일 시트콤 장르일 것 같습니다. ESG 업무를 하며 다이나믹한 상황들을 마주하다보니 매일 변화무쌍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최요한
저 또한 시트콤을 지향합니다. 좌충우돌 우여곡절 속에서도 끝에는 웃음으로 마무리 짓는 시트콤처럼, 우리 반원들과 함께 미래 신사업들을 추진해 나가며 값진 결실을 얻을 때 미소 짓는 모습을 결말로 담아 내고 싶습니다.
전창혁
예전에 방영했던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 치열하고 사업에 따라 다이나믹한 변화가 많기에 극적인 업무 순간들을 보여주고, 그 상황에 처한 다양한 사람의 감정변화와 행동들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송은채
투자운영그룹에서 일을 한 지는 이제 5개월차이고 그 전에는 영업 업무를 2년 했어요. 그 때나 지금이나 매일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고 회사 생활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점은 같더라구요. 그렇기에 저의 회사 라이프 장르는 서스펜스&스릴러를 선택하겠습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