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앉아 휴대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전기를 채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일상을 가능하게 해준 핵심 기술, 바로 ‘이차전지’인데요. 현시대를 넘어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이차전지. 이른바 ‘배터리 황금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차전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오늘은 이차전지가 주목받는 이유부터 업계 동향까지 알아보며, 이차전지의 A to Z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차전지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
이차전지의 시초는 1859년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발명한 ‘납 축전지’로 알려져 있죠. 이후 150여 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것인데요. 그런 이차전지가 최근 들어 유독 주목받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4차 산업시대를 이끄는 동력
4차 산업 혁명의 키워드는 ‘지능’과 ‘연결’이죠. 이를 대표하는 기술, 바로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인데요. 사물을 전선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형상이 자유롭고 용량이 큰 배터리 개발이 필수가 됐습니다.
높은 편의성과 휴대성, 그리고 충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사용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이차전지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웨어러블 디바이스,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등 스마트 디바이스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차전지는 지속적인 R&D가 필요한 기술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꾸준한 기술 개발과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죠.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이차전지의 미래
이차전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탄소 절감과 ESG 준수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실현을 위한 필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의 성장은 전기차 시장, 그리고 중대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맥락을 같이하는데요.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동차 규제가 본격화되며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 성장하고 있죠. 코로나 영향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던 2021년에도 전기차 시장은 전년도 대비 4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는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최소 1,012만 대에서 최대 1,963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럽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이차전지는 전기차를 대표로 하는 유망한 미래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당분간 그 열풍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차전지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자기 전 잊지 않고 해야 하는 일, 바로 휴대폰을 충전기에 연결하는 것이죠. 액정 속 배터리 옆 숫자가 쭉쭉 올라가는 동안, 휴대폰 속 이차전지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양극재? 음극재? 이차전지 핵심 소재!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 재료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입니다. 스마트 디바이스나 전기차 작동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이차전지를 ‘리튬이온 전지’라 부르는데요. 그 이유는 양극재가 리튬과 금속 성분(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음극재를 이루는 주 소재는 흑연으로, 흑연은 규칙적인 층상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양극에서 건너온 리튬이온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차전지의 작동 원리
이차전지는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양극재와 음극재는 이들 중 양극과 음극을 이루는 소재인 것이죠. 리튬이온 전지는 기본적으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요. ▲양극은 배터리 전체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역할을, 그리고 ▲음극은 충전 시 양극에서 나온 리튬을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이때 ▲전해액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도록 도와줍니다.이 네 가지 구성 요소가 각자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할 때, 이차전지가 완전한 동작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이차전지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과 전망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근 중국의 CATL이 세계 최대 이차전지 기업으로 부상했고, 뒤를 이어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뒤를 잇고 있죠.
올해 2월, 미국 포드가 중국의 CATL과 손잡고 3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습니다. 3월 말엔 테슬라가 CATL과 미국 공장 건설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죠. 미국 완성차 제조 기업들이 중국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CATL의 가격경쟁력인데요. CATL은 값이 싼 인산철을 쓰면서도, 에너지밀도 등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해왔습니다. 이 밖에 비싼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한 ‘나트륨이온전지’ 개발 등으로 가격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죠.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서 독립해 글로벌 배터리 기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친환경 에너지 분야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업계를 선도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이 갖춘 경쟁력의 핵심은 소재부터 공정까지 두루 섭렵한 앞선 기술력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입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1.5배 이상 높인 차세대 배터리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며 업계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2005년 이차전지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던 SK온은, 대규모 투자를 발판 삼아 현재 글로벌 5위 배터리 업체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CES2023에서는 니켈 함량 83%의 하이니켈 전기차용 배터리, ‘SF배터리’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SF배터리는 1회 충전 시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고, 18분 만에 80%까지 급속 충전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SK온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SF배터리로 CES2023에서 국내 업계 최초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이차전지 산업을 이끌 포스코그룹사!
포스코그룹은 그룹사의 이차전지 역량을 모아 세계 유일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완성했습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밸류체인은 원료 공급부터 최종 소재 생산까지 포괄하고 있는데요. 밸류체인을 대표하는 각 그룹사의 활약을 살펴볼까요?
국내 유일 양·음극재 생산기업 ‘포스코퓨처엠’
그룹사 중 가장 먼저 이차전지 사업을 시작한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유일 양·음극재 생산 기업입니다. 양극재와 음극재은 이차전지 제조를 위한 대표적인 최종 소재인데요. 포스코퓨처엠은 고유의 공정기술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을 배합해 금속의 역할을 극대화함으로써, 고용량, 고출력, 장수명을 갖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 품질과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천연 흑연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인조 흑연 음극재, 실리콘계 음극재, 리튬메탈 음극재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까다로운 배터리 소재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자원, 원료, 소재 공급을 담당하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이 안정적으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기 위해선 원료와 소재 공급이 중요하겠죠? 포스코홀딩스는 자원, 원료, 중간소재 자체 확보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8년,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염호를 인수하며 한국 기업 최초로 아르헨티나 리튬 상업화에 나섰는데요. 이 밖에 같은 해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 지분 2.76%를 취득하며 리튬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또한 자회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통해 안정적인 광석리튬 수급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는데요. 이 밖에 탄자니아 흑연 광산 지분에도 투자하며 이차전지 소재와 원료 확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 ‘포스코인터내셔널’
우리 회사는 소재 공급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며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극재 핵심 소재인 천연흑연 확보를 위해 최근 호주 ‘블랙록마이닝(Black Rock Mining)’의 자회사인 ‘파루그라파이트(FARU Graphite)’에 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요. 이로써 25년간 총 75만 톤 규모, 연간 약 3만 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수 있게 됐죠.
우리 회사는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완성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올해 2월부터 우리 회사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포스코HY클린메탈’에 블랙파우더1를 공급하기 시작했죠. 이를 시발점으로, 앞으로도 우리 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예정인데요. 이 밖에 분쇄, 가공 설비투자로 사업을 강화하며 2028년까지 사업 규모를 6배가량 확장할 계획입니다.
- 배터리 재활용 시 얻을 수 있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혼합물. 이차전지 양극재 원료로 쓰임 ↩︎
그 밖에 포스코그룹은 폐배터리를 해체, 분쇄해 블랙파우더로 만드는 ‘PLSC’(폴란드), 블랙파우더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를 추출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등을 잇달아 설립하며, 이차전지 시장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죠. 이렇게 기술과 트렌드의 파도가 끊임없이 몰려오는 중에도 중심에는 늘 이차전지가 있습니다. 독보적인 전문성과 네트워크로, 이차전지 중심의 미래 산업을 주도해갈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