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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리의 5분 만에 보는 글로벌 이슈 – 금리 인하, 일본 총리, 중국 경기부양책

2024.10.10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느껴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름옷들을 집어넣고, 가을과 겨울을 나기 위한 옷들을 꺼내며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국제 사회의 9월 역시 계절의 변화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해외영업사원인 저 ‘포대리’가 급변하는 글로벌 현장 속, 주요 이슈를 모아 정리했습니다!

1. ECB와 미 연준의 잇따른 금리 인하, 세계 경제 영향은?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이하 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이하 연준)를 포함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파급효과에 대해 알아봅니다.

ECB, 3개월 만에 정책금리 추가 인하

지난 9월 12일, ECB는 3대 정책금리1 중 하나인 예금금리를 기존 연 3.75%에서 3.50%로 0.25%P 인하했습니다. 지난 6월, 역대 최고 수준이던 정책금리를 일괄적으로 낮추며 통화 정책 전환을 시작한 이후 석 달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입니다. 무역 갈등 여파 등으로 유로존 성장이 하향세를 띄자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정책금리 인하 결정 후 기자회견에 참석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 (출처: Bloomberg)

미 연준도 0.5%P 금리 인하

연준은 9월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0.5%P 인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2022년 3월부터 이어진 고금리 정책이 2년 6개월 만에 전환된 것입니다.

연준은 올해 말까지 0.5%P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제롬 파월(Jerome Hayden Powell) 연준 의장은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진정됐기 때문에 고용 둔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9월 18일, 제롬 파월 의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AP)

글로벌 금리 인하 시대 본격 개막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통화 정책 보조를 맞추는 양상입니다.

캐나다중앙은행(Bank of Canada)은 ECB와 미 연준보다 앞선 9월 4일,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10월에도 추가 인하할 전망입니다. 스웨덴과 뉴질랜드도 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며, 인도네시아도 9월 18일,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로 떠오르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다른 국가들도 정책 조정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한국,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리 인하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앞으로 국내 경제 상황, 물가, 금융 안정에 맞춰 통화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올해 들어 주춤했던 글로벌 주식 시장 랠리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 달러로 차입 비용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 기업에게 더 유리한 유동성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주요 이유입니다.

국내 수출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됩니다. 올해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 폭은 1%P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한국의 세계 수출은 0.6% 증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글로벌 수요 증가 효과가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으로, 업계는 전자 및 광학장비, 금속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 日 새 총재 이시바 시게루, 그가 일으킬 바람은?

지난 9월 27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이하 이시바)가 215표를 얻으며 당선됐습니다. 그의 당선이 일본과 주변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봅니다.

이시바 시게루, 그는 누구일까?

게이오 대학(慶應義塾大学) 법학부 졸업 후 은행원으로 일하던 이시바 총재는 1986년 최연소 당선 기록을 세우며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40년 가까이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다양한 내각 직책을 맡으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당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고 내부 비판을 주저하지 않아 대중적인 인기는 높았지만, 의원들의 지지가 약해 ‘비주류’로 분류되곤 했던 이시바 총재는 다섯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일본 총리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일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총재 당선을 보도하는 NHK 방송 (출처: NHK)

주요 정책 방향은?

이시바 총재의 공약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창설입니다. 지난 9월 25일, 이시바 총재는 미국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웹사이트를 통해 “아시아에는 NATO 같은 집단 방위 체제가 없어 전쟁 발발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NATO 창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시바 총재의 제안은 일본의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과 충돌하며,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과 대립할 국제기구에 몇 나라가 참여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 같은 여론에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신임 외무상은 10월 2일 열린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NATO를) 창설하기는 어렵고, 미래 비전으로서 시간을 들여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재의 경제정책, 이른바 ‘이시바노믹스’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부자 기업, 가난한 국민’이라는 공식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시바노믹스의 주요 축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 안정 ▲임금 인상으로 디플레이션 탈피 ▲노동 개혁을 통한 비정규직 문제 해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본 금융시장은 이시바 총재 당선 이후 큰 폭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9월30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0% 하락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이에 대해 “이시바 총재의 경제정책을 시장에서 불안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이시바 총재는 한일 역사 문제에서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2017년 국내 한 언론사의 인터뷰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시바 총재의 새 내각이 한일 관계와 한미일 3국 간 협력 체제를 존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제7광구’라 불리는 한일 공동개발구역(Joint Development Zone, JDZ) 개발에 대한 논의가 9월 27일, 40년 만에 재개됨에 따라, 한일 양국이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3. 中 강력한 경기 부양책 발표, 파급효과는?

지난 9월 24일,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패키지를 공개한 후, 중국 증시가 사흘 만에 10% 반등했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이며 어떤 기대 효과가 있는지 알아봅니다.

배경은? (feat. 위기의 중국)

2021년까지 중국에서는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8조 1,700억 위안(약 7,252조 원)에 달했지만, 올해 2분기에만 4000억 위안(약 76조 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높은 대출금리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많은 대출자들이 대출 조기 상환에 집중한 결과였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면서 중국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하락과 수출 부진까지 겹쳐, 중국 경제는 침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자물가2는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입니다.

추가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도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통화 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경기 부양책 핵심 정리

이러한 배경 하에, 지난 9월 24일 중국은 ▲중국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3대 금융기관 수장이 모인 자리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부양책의 핵심은 유동성을 확대해 소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주요 내용은 아래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왼쪽부터) ▲판궁성(潘功勝) 중국인민은행장 ▲리윈쩌(李雲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吳淸)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출처: Reuters)

첫째, 지급준비율 0.5%P 인하

지급준비율이란 은행이 고객에게 받은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금액 비율을 의미합니다. 지급준비율이 인하되면 은행이 대출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번 조치로 금융 시장에 1조 위안(약 190조 원)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둘째, 역환매조건부채권(이하 역레포) 금리 0.2%P 인하

역레포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채권과 같은 담보를 맡기고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역레포 금리를 낮추면 금융기관은 훨씬 낮은 비용으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셋째, 주택담보대출 금리 0.5%P 인하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이 조치로 약 5천만 가구가 연간 213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이자를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대책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입니다. 또한 3대 금융기관 수장이 함께 발표한 것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바주카포급’ VS ‘절반의 대책’

경기 부양책 발표에 중국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바주카포가 발사됐다”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절반의 대책’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싱가포르 매체 롄허자오바오(聯合朝報),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등은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는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좋은 투자 대상과 투자 열정이 부족한 것”이라며 “공격적 재정 지원과 정치적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기회에 성장세를 회복한다면, 대중국 교역이 활발한 국가들의 수출이 증가하고, 이로써 글로벌 무역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은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의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 부양책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 중국의 장기화된 경기 둔화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내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저가 수출을 더욱 강화할 경우, 글로벌 무역 질서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10월 3일, 블룸버그(Bloomberg News)는 중국 당국이 또 하나의 대규모 부양책으로서 10조 위안(약 1,900조 원) 규모의 재정 팽창 정책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채권 발행이 될 전망으로, 해당 조치가 어떤 파급 효과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로벌 이슈를 탐색하며 세계 경제 흐름을 함께 고민하는 사이, 어느덧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소식이 ‘사색의 계절’에 어울리는 깊은 통찰의 시간을 선사했길 바라며, 저 포대리는 다음 달에 더 알찬 이슈로 찾아뵙겠습니다!

  1. 은행이 ECB로부터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로, ▲예금금리 ▲레피(Refi)금리 ▲한계대출금리로 나뉨 ↩︎
  2. 생산자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수준을 측정하는 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