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뉴스와 이슈 중에서 꼭 알아 두어야 할 소식은 무엇일까요? 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번 달에는 트럼프 2.0 시대 미국의 새로운 관세정책의 영향과 이에 대응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뤄봤습니다.
포문 연 트럼프, 쏟아지는 ‘관세 폭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캐나다 수입품에 25%,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포고했고, 다음 타깃으로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을 지목했습니다. 그 중 자동차에 대해선 4월 관세 도입도 예고했습니다. 조만간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3일에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도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각종 규제, 보조금, 부가가치세 등 미국 제품에 대한 각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철강 다음은 자동차, 우리나라 영향은?
문제는 철강은 물론 미국의 다음 관세 타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까지 모두 우리나라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라는 점입니다. 철강의 경우 트럼프 1기(2017~2021년) 당시부터 이미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국가 면제, 쿼터 등 예외가 모두 철폐됐습니다. 한국산 철강의 경우 물량 제한(쿼터)을 받아들이는 대신 관세를 면제받았었는데, 이번 조치로 다시 관세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쿼터 도입 직후 기존 연간 330만 톤에서 연간 250만 톤 규모로 줄었다가 최근 회복세를 이어온 철강 수출 규모도 다시 줄어들 전망입니다.

자동차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Passenger Vehicles and Light Trucks) 신차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153만 5,616대(366억 달러)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미국에서 수입해 온 자동차는 4만 7,190대(21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자동차 산업에서만 지난 한 해 무려 35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입니다. 무역적자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높은 세율의 관세가 책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현지에서는 25%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되는 분위기입니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완성차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구동모터코아를 생산, 공급하는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향후 정책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입니다.
트럼프의 목표는 ‘무역적자 상쇄’, 우리의 협상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미국의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수출은 어려워지는데 값싼 수입산 제품이 미국에 쏟아지다 보니 시장에서 밀려난 자국 제조업이 어려워지고 일자리도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관세입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지난 한 달 내내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손에 쥐고 흔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관세 부과 및 세율 결정 기준이 무역수지 불균형인 만큼,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크면 동맹국이라도 예외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런 만큼 관세 면세, 쿼터 적용 등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협상카드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입니다.
‘트럼프 2기’의 핵심 에너지 전략은 값싸고 효율적인 화석연료 부활로, 그 중에서도 LNG의 생산 및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마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독일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입장문을 통해 조선,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려는 양국의 노력을 환영하면서, 특히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현재 한국가스공사가 장기계약으로 중동 등지에서 수입하는 LNG 물량 중 계약 종료를 앞둔 수백만 톤 규모의 물량을 미국산 LNG로 교체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재계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사절단이 지난 19~20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와 상하원 의원을 두루 만나 한국 기업들의 입장을 전하고 향후 양국 정부 간 협상의 발판을 놓았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선견지명,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8월 멕시코 퍼시픽(Mexico Pacific)과 연간 LNG 70만 톤을 도입하는 장기 판매·구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이에 앞선 2022년에는 세니에르(Cheniere)와 연간 40만 톤 장기 LNG SPA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년간 연간 110만 톤 규모의 북미 천연가스를 들여오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북미산 에너지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관세 정책과 맞물려 돌아가는 미국 에너지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모은 것’이라며 ‘수익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이바지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산 LNG 수입량이 증가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LNG터미널 사업에서도 순조롭게 저장용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전남 광양에 제1 LNG터미널을 준공하고, 1~6호기 저장탱크를 기반으로 총 93만㎘의 LNG 저장 용량을 갖추었습니다. 또한 오는 2026년까지 광양 제2 LNG터미널을 완공해 총 133만㎘까지 저장용량을 늘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