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의 풍부한 가스를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추진 중인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장기 구매, 인프라 투자, 자재 공급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며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포봇에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의미와 가치를 물어봤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이 국가 전략으로 추진 중인 초대형 인프라입니다. 알래스카 북부의 가스를 남부 니키시키(Nikiski)1 항만까지 1,300km 파이프라인으로 이송한 뒤, 영하 160도 이하로 냉각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여야만 아시아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총 사업비만 약 450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북극권 가스 자원을 본격적으로 상업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이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 2025’ 현장에서,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브랜달 듀발(Brendan Duval) 글렌파른 CEO가 직접 예비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합의서에는 LNG 장기 구매 검토와 함께 파이프라인용 철강재 공급 협력 검토도 포함되어, 단순 구매자 이상의 협력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서명에 앞서 글렌파른 경영진이 포스코 공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신뢰를 쌓아온 점도 주목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계약을 통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LNG를 20년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번 계약은 아직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업성·수익성이 확인되면 본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이는 한국이 안정적인 북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이자, 가격 경쟁력·공급 안정성·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이라는 세 가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단순히 가스를 캐내는 수준이 아닙니다. 북부 가스전과 남부 항만을 잇는 1,300km 장거리 파이프라인, 대규모 액화(−160℃) 플랜트, 그리고 수출 터미널을 하나의 체계로 새로 구축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땅속 가스를 수천 km 떨어진 해외 시장까지 운송하는 전용 고속도로·공장·항구를 동시에 짓는 것”과 같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과정에서 장기 구매 기반의 투자 파트너로서 역할을 검토하고 있으며, 확실한 구매 의향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과 투자자 유치에 긍정적인 신호가 됩니다. 즉, “사줄 곳이 확실하다”는 신호는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안심하고 자금을 넣을 수 있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 구조 속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수익성 공유라는 이점을 기대하며, 단순 구매자를 넘어 개발–투자–구매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파이프라인입니다. 북부에서 남부까지 1,300km를 잇는 길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다섯 번 왕복하는 거리와 맞먹습니다. 문제는 이 땅이 1년 내내 얼어 있는 영구동토층2이고, 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스를 수송하려면 강관이 갈라지거나 부식되어서는 안 됩니다.
포스코는 이미 중동 사막과 동남아 해양 같은 극한 환경에서 검증 받은 고강도·고내식성 강관3을 생산해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직경 42인치(약 107cm)에 달하는 특수 강관이 투입될 예정인데, 이는 마치 인체의 혈관처럼 가스가 안전하게 흐를 수 있도록 지탱하는 ‘프로젝트의 혈관’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철강 제품을 넘어, 한국 철강 기술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상징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LNG를 많이 사들이는 나라로, 연간 약 4천만 톤을 수입하며 전력 생산의 30% 이상을 LNG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수입국으로 꼽히기 때문에 국제 시장의 변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원전이나 재생에너지가 늘고 있어도 LNG 없이는 전력망이 하루도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카타르·호주·말레이시아 등 특정 지역에 공급이 몰려 있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컸습니다.
알래스카 LNG는 이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북미라는 새로운 공급원을 확보하면 중동 정세 불안, 러시아-유럽 갈등 같은 외부 변수에도 덜 흔들립니다. 마치 농사를 지을 때, 한 지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곳에서 수확하면 흉작에도 버틸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참여 검토는 단순 기업 활동을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의 보이지 않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E&P 선도기업으로 해상, 육상 가스전 탐사부터 개발, 생산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액화, 운송(가스관, 해상), 저장(터미널)에 이르는 LNG풀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과 운영과 더불어 자재조달, LNG유통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점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강점을 보이는 부분입니다. 프로젝트에 실제로 참여하게 된다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을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여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구매자에 머무르지 않고, 투자·인프라·자재 공급까지 포괄하는 토털 에너지 밸류체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예비계약과 사업성 검토 단계이지만, 수익성과 타당성이 확보되고 최종투자결정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참여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 니키시키(Nikiski): 알래스카 남부 케나이 반도에 위치한 항만 도시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검토되고 있다. ↩︎
- 영구동토층(Permafrost): 지표면 아래가 연중 2년 이상 얼어 있는 토양·암석층을 뜻한다. 북극·고산지대 같은 한랭 지역에서 나타나며, 표면이 녹는 여름에도 지하 깊숙한 곳은 여전히 얼어 있어 건설 시 지반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 파이프라인이나 건물 기초를 세우는 데 있어 큰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
- 강관: 두께와 직경이 일정한 원통형 철강 제품으로, 고압의 가스·액체를 장거리로 수송할 때 사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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